커피의 품질을 결정하는 품종

커피 품종

커피 포장지에 '100% 아라비카'라고 적힌 것을 여기저기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보통 고품질이라는 의미로 적어놓은 것입니다. 코페아 아라비카(Coffea Arabica)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커피 품종입니다. 코페아 로부스타(Coffea Robusta)가 그 다음으로 재배되는 품종이고, 코페아 리베리카(Coffea Liberica) 등의 품종도 간혹 보입니다. 전 세계의 고품질 커피나 우리가 흔히 '스페셜티 커피'라고 부르는 것들은 모두 아라비카 품종이거나 아주 가까운 친척입니다. 포장지에 '100% 아라비카'가 세일즈 포인트로 명시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아라비카 품종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커피가 고품질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아라비카 원두라도 스페셜티 원두보다는 일반 커머셜 등급의 원두가 훨씬 더 많이 유통됩니다.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아라비카 원두의 사용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 스페셜티 커피 회사는 포장지에 단순히 '아라비카'만 적기보다 아라비카 중에서도 어떤 종류의 원두를 사용하고 있는지를 명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라비카 품종은 에티오피아 고원에서 유래했는데, 이 지역에는 오늘날까지도 유전적으로 다양한 아라비카 아종들이 분포해있습니다. 아라비카 품종은 대단히 폭넓은 맛의 범위를 보이는데, 이는 수많은 아라비카 아종들이 각각의 특성과 여타 제반 자연조건들이 맞물리면서 서로 뚜렷하게 다른 향미를 빚어내기 때문입니다. 커피의 친척뻘 작물인 코페아 유게니오이데스 항목에서도 언급하겠지만, 로부스타종은 아라비카의 조상격으로, 두 품종 사이의 교배도 흔히 이루어집니다. 카티모르 원두와 같이 높은 수준의 로부스타-아라비카 교배 종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카티모르의 아종인 렘피라는 온두라스에서 널리 재배되는 품종입니다. 최근 이 품종의 컵오브엑설런스 커피를 구매했는데, 복합적인 산미와 열대과일 특성이 느껴지는 훌륭한 커피였습니다. 아라비카 품종은 과일향과 시트러스 계열의 산미를 포함한 다양한 향미와 개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카페인이 상대적으로 낮고 좋은 품질을 지녔지만, 병충해에 취약하고 생산비용이 높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아라비카'는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에서 선호하는 품종입니다. 생두 자체로도 개성이 뚜렷하지만, 원두로 볶을 때 로스팅 강도에 따라 다양한 맛을 포현할 수 있습니다. 같은 생두라도 로스터의 스타일이나 숙련도에 다라 천차만별의 원두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신의 커피로 불리는 '게이샤'를 비롯한 프리미엄 원두는 모두 아라비카 품종에 속합니다. 1년 내내 15~25도 환경을 유지하는 해발 800~2000m 이상의 열대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향미와 신맛이 좋고 카페인 함량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두의 모양은 납작한 타원형이며 가운데 센터 컷이 휘어져 있고 빈틈이 없으며 촉감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편이라고 합니다. 청록색, 연녹색, 노란색으로 대표적인 고유 품종으로는 티피카(Typica)와 버본(Bourbon)이 있습니다. 15세기 이후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면서 자연적인 돌연변이와 인위적인 품종 개량을 통해 현재는 여러 변형 품종이 존재합니다. 다음 커피 품종은 로부스타입니다. 로부스타는 대체로 아라비카보다 품질이 낮은 종으로 평가받는다. 로부스타는 해수면과 해발 300m 사이의 상대적으로 낮은 해발고도에서 자랍니다. 로부스타종은 병해저항성이 매우 강하고, 일반적으로 나무당 수확량도 아라비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많습니다. 반론의 여지는 있으나, 로부스타종이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커피의 30% 가량을 차지한다고 추산된 바 있습니다. 원산지는 콩고로 베트남, 브라질, 아프리카 지역에서 자라며 주로 700m 이하 20~23도 정도의 약간 더운 기후에서 잘 자랍니다. 로부스타는 아라비카에 비해 생두의 모양은 둥근 타원형에 가까우며 센터컷이 휘지 않고 곧으며 그 틈이 벌여져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천연 방충제 역할을 하는 카페인 함량이 높아 병충해에 강하며 뿌리가 얕고 넓게 퍼져있기 때문에 가뭄에는 취약하지만 강수량이 많고 고온다습한 환경이 갖춰진다면 재배가 쉽습니다. 아라비카보다 향미가 약하고 쓴맛이 강하지만 대량재배가 가능하다는 경제적인 이점이 있어 주로 커피 블랜딩이나 인스턴트 커피의 주원료로 사용됩니다.